연애도, 결혼도... 선택의 시대에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
솔직히, 꼭 해야 해요?
“요즘 애들 연애 안 한다며?”
누군가는 그렇게 말한다.
"요즘 애들은 연애도 안 하고, 결혼도 안 하고, 애도 안 낳는다더라."
맞다. 안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안 하는' 것과 '못 하는' 것, '안 하기로 선택한' 것은 전부 다르다.
무조건 묶어 단정지을 수 없는 이 복잡한 마음 속엔, 그저 한마디로 설명하기엔 너무 많은 이유와 감정이 숨어 있다.
사랑하고 싶지만, 사랑하기가 무섭다
우리 세대는 연애를 모르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 많이 알아버렸다.
사람을 너무 쉽게 만날 수 있게 되었고, 너무 빨리 친해질 수 있게 되었고, 너무 쉽게 마음이 식고, 너무 자주 상처받게 되었다.
SNS, 소개팅 앱, 유튜브 연애상담 채널까지. 연애는 넘치도록 많은 정보 속에서, 오히려 본질을 잃고 피곤해졌다.
눈치싸움, 밀당, 카톡 타이밍, 데이트 비용 분담... 사랑을 느끼기도 전에 계산부터 하는 연애에 지쳐버린 것이다.
게다가, 상대방을 진심으로 알아가기도 전에 ‘내가 더 좋아하면 지는 거야’라는 방어막을 먼저 친다.
사랑은 커녕, 누가 먼저 마음 주나 보는 심리게임이 됐다.
결혼? 현실 앞에서 멈칫하는 선택
이제는 연애보다 더 멀게 느껴지는 ‘결혼’. 한때 당연했던 미래의 그림이, 지금은 개인의 선택이 되었다.
그리고 그 선택이 생각보다 어렵고 무겁다.
경제적인 현실
월세, 전세, 결혼 비용, 육아비용, 교육비…
“둘이 합치면 더 나을 것”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결혼은 곧 ‘빚’의 시작이 되기도 한다.
사랑으로는 감당되지 않는 ‘생활’이 눈앞에 있다.
자유에 대한 갈망
많은 이들이 말한다.
“결혼하면 내 삶이 사라질 것 같아서 무서워요.”
결혼이란 제도 안에 들어가면, '나’라는 사람이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남편’, '누군가의 부모’로만 불릴 것 같다는 불안감.
혼자 살면 자유롭고, 혼자 벌어도 살 수 있고, 혼자서도 외롭지 않은 방법을 이미 터득한 세대다.
그렇기에, 굳이 인생을 합쳐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는 것.
우리는 변했다, 세상도 변했다
과거에는 ‘적령기’라는 말이 있었다. 어느 나이가 되면 당연히 결혼해야 하고, 당연히 아이를 낳아야 하는 시기. 그런데 이제는 그런 시계가 모두의 삶에 적용되지 않는다.
30대에 처음 연애를 시작하는 사람도 있고, 40대에 첫 결혼을 하는 사람도 있고, 평생 연애는 해도 결혼은 하지 않는 사람도 있고, 아예 연애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있다.
누구의 선택도 틀리지 않았다.
그저, 우리는 ‘나의 행복’을 중심으로 판단하는 시대에 살고 있을 뿐이다.
연애도 결혼도, 안 해도 괜찮다
연애를 안 하면 어때서? 결혼을 하지 않으면 어때서? 혼자라는 이유로 '문제 있는 사람’ 취급을 받는 건 시대착오다. 어쩌면 혼자 있는 시간을 가장 잘 활용하는 사람이 진짜 인생을 잘 사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물론 연애가 아름답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결혼이 불행하다는 뜻도 아니다. 그것이 모두에게 반드시 필요하지 않다는 뜻일 뿐이다.
내가 지금 솔로라고 해서 인생이 불완전한 것도 아니고, 결혼을 안 했다고 해서 책임감이 없는 것도 아니다.
진짜 중요한 건 ‘선택할 수 있는 자유’
요즘 세대는 자유의 무게를 아는 세대다. 하고 싶지 않은 걸 억지로 하지 않을 용기, 남들이 간 길이 아닌 내 길을 선택할 줄 아는 사람들. 그래서 더욱 고민도 많고, 때로는 외로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고민 끝에서 나온 선택이라면 그건 누구보다도 ‘의미 있는 삶’이 된다.
우리는 충분히 잘 살고 있다
누가 뭐라 하든, 우리는 지금 충분히 잘 살고 있다. 누군가와 함께 살아도 좋고, 혼자 살아도 좋다.
연애를 하든, 안 하든, 결혼을 하든, 안 하든, 그 모든 선택이 존중받아야 할 삶의 방식이다.
그러니, 타인의 시선보다는 내 마음의 목소리를 더 자주 들여다보자.
그리고 오늘도 나답게, 나만의 삶을 살아가자.